[단독]한파특보 녹인 선행…치매 노인에 흔쾌히 벗어준 외투

2023-11-16 1

[앵커]
올해 첫 한파 특보가 내려진 날, 잠옷만 입은 어르신이 길을 헤매고 있었는데요,

지나가던 시민이 외투를 벗어줬습니다.

어르신은 덕분에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는데요.

이준성 기자가 마음이 따뜻한 이 시민을 취재했습니다.

[기자]
올가을 첫 한파 특보가 내려진 지난 7일 아침.

외투로 꽁꽁 싸맨 시민들 사이로 잠옷과 슬리퍼 차림의 노인이 힘없이 쓰러집니다.

지나던 한 여성이 노인을 일으켜 세우더니 길가에 앉히고 입고 있던 외투까지 벗어 줍니다.

따뜻한 음료와 핫팩도 손에 쥐여 줍니다.

20분 간 노인 곁을 지킨 여성은 경찰이 도착하자 자신의 외투도 돌려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납니다.

출근길을 멈추고 노인을 보살핀 시민은 직장인 김선 씨였습니다.

[김선 / 서울 은평구]
"몸을 많이 떨고 계셨고요. 일단 옷을 입혀드렸거든요. 너무 추우신 것 같아서 옆에 붙어 앉으면 좀 따뜻할까 봐…붙어 앉아서 잡고 있었어요. 넘어지지 않게."

이 노인은 치매를 앓던 80대 남성으로, 500여 미터 떨어진 집에서 잠옷 차림으로 나와 혼자 헤매고 있었던 겁니다.

갑작스런 한파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.

[경찰 관계자]
"이분이 만약 조금 더 있었다면 추위로 인해 동사 될 수도 있었어요. 경찰이 올 때까지 계속 보살펴준 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."

김 씨 덕분에 2시간 만에 아버지를 찾은 딸은 지구대에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.

[김선 / 서울 은평구]
"(따님이) 말씀하시면서 너무 우셔서…(제가) 아버님이 안전하게 가셔서 너무 다행이다. 걱정하지 마시라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…."

경찰은 김 씨에게 내일 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입니다.

채널A 뉴스 이준성입니다.

영상취재 : 김명철
영상편집 : 박혜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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